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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차세미나 <한국 근현대미술에 나타난 가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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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wpa 작성일06-06-27 18:13 조회1,9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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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세미나 <한국 근현대미술에 나타난 가족이미지>

일시:2004년 8월 7일
주제:한국 근현대미술에 나타난가족이미지
강사:박영택(경기대학교 미술학부 교수, 미술평론가)


근대의 미술수업과정이 인물화에 치중, 모델을 대신해 가족구성원을 그림으로 그려냄, 아울러 대상과의 친밀감, 애착이 동반. 대부분 인물화의 한 범주로서 다뤄짐. 한국의 경우는 인격의 풍모에 중점을 두고 신체표현에는 관심을 덜 가졌다.

1. 전통 한국화에서 화가 가족이 등장하는 것은 근대 이후부터다. 가족 그림에는 기념비성과 함께 혈육에 대한 순결한 애정이 담겨있다. 따라서 모델의 특수한 성품뿐만 아니라 시대적 분위기까지 파악할 수 있다.
서양화 도입 이래 우리 나라에서도 본격적인 가족 그림이 등장하고있다. 초기의 서양화가들은 자신의 가족을 초상사진과 기념 사진 같은 기법으로 남겼다. 근대기의 가족 그림은 단독상이 주류였으며, 사실주의적 기법이외의 다른 양식은 드물다. 그들은 서양화기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였고, 그중 대표적인 장르인 인물화의 한 범주로 가족 그림을 남겼다.
(배운성, <가족>, 1930-5, 한국최초의 유럽유학생이 그린 가족도. 서울에서 집사로 일했던 대부호의 일가를 그렸다.)

2. 해방공간과 6.25를 거치면서 가족 그림은 큰 변화를 초래한다. 가족과의 생이별과 희망없는 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비극적 상황에서 삶의 바탕을 송두리째 잃은 작가에게 가족상 역시 절박한 아픔이었다. 이중섭이야말로 전쟁의 와중에 놓인 화가의 상황적 단면을 대표, 자전적 요소가 매우 강하다.
(이중섭: 전쟁의 와중에서 가족과 생이별한 이중섭은 1956년 사망 이전 내내 헤어진 가족애와 절절한 그리움을 남겼다. 일본 유학시절 교제한 일본인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 이남덕)

3. 가족에게는 모델료가 필요없다. 화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다양하고 생생한 삶의 체험을 가족을 통해 얻게 된다. 전후에 등장하는 가족의 얼굴은 점차 안정되고 회복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평화롭다. ‘국전풍’으로 그려진 많은 인물좌상 중에는 가족 그림이 많았다.
50,60년대 작업(조각)을 보면 정, 평화, 이상으로 등장하는 가족, 모자상이 압도적으로 많다. 포괄적인의미의 인간애,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세계, 인간애의 상징으로서의 가족상이 등장.
가족을 모티프로 자주 사용하는 화가가 많아진 것은 서민적 삶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예전과는 다른 맥락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이 시대의 가족상은 보편적이고도 개념적인 가족도로 확대된다. 소박한 아름다움을 전하는 가족의 얼굴은 일종의 종교성을 지닌다. 작가의 투명하고 성실한 삶이 투영된 가족의 초상은 마음의 풍경화이다.
(장욱진에게는 몸이 성하지 않은 막내<2남>가 있었으나 어린 나이에 병사하였다.)

4. 80년대 민중미술 계열의 작품에 나타나는 가족의 초상은 한 시대의 집단주의적 미학과 사회 역사적 관점으로 해석된 것이다. 즉 역사 의식이 반영된 가족도인 것이다. 실제 가족의 형상은 상징과 은유의 언어를 통해 우회적으로 묘사된다. 사적인 가족사에 보편적인 역사의 논리가 개입되면서 발생하는 가족의 비극이 이 시대 그림의 주제이다.
(안창홍-어머니의 가출과 재혼이라는 가족사의 비극에서 유래한 작가 내면의 강박관념을 죽음과 공포의 섬뜩한 이미지로 드러냈다./ 임옥상-전남 순창의 한 평범한 할아버지의 회갑 기념 사진을 재구성한 작품, 6.25로 인한 대가족의 파멸을 조형화했다/ 이종구-농부아버지의 일생과 정치 경제 사회 문제를 오버랩시킨 작품을 지속, 세월의 흔적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킨 작품들은 이상적이고 상상적인 ‘가족’형식이 아니라 역사의 흔적으로서 현실의 가족 얼굴을 대면하게 만든다. 정면을 응시하는 인물들의 눈은 우리로 하여금 그들을 바라보아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의 꿈과 환상을 가시화하기 보다는 보는 자들의 응시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이 작품에서 인물들의 시선은 ‘보는 자’임을 가시화하는 동시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응시를 응시할 것을 촉구한다. 응시를 촉구하는 시선을 통해 이 작품은 이상적이고 이미지화된 상상의 가족이 아니라 현실의 가족 얼굴을 직면할 것을 요구한다)

5. 80년대 이후의 작품 중에는 일상의 가족이 많이 등장한다. 그것은 과거의 기념사진 같은 가족상이 아니라 한 장의 스냅사진 같은 가족상이다. 또한 대부분 어느 한 세대가 상실되어 삼대가 공존하지 않는 핵가족의 초상이 자잘한 일상의 풍경 속에 드러나고 있다.
포스트 모던 시대에 가족의 이미지는 다시 개인사 혹은 개인의 심리 속에 자리한다. 거대 담론보다는 작은 담론의 영역으로 작가의 관심이 집중된다. 근원에 대한 탐구와 몰입, 가족을 통한 자기 정체성의 확인은 전통적 규범이 해체되어 가는 오늘의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윤석남-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다섯 자식을 키워낸 어머니가 모티프로 등장, 가부장적 제도 속에서 인고의 삶을 살아온 어머니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투시해보려는 의도, 이상적 가족이라는 가족 이데올로기에 내포된 억압적 측면을 가시화하는 전형적인 구도를 보여준다. 여성의 의미론적 삭제와 실제적 죽음 위에 군림하는 <족보>, 아버지들의 역사인 족보를 대체하는 어머니들의 새로운 가계 등 그녀의 작품은 다양한 방면에서 진행중인 기존의 지배적 이미지와 담론 구조에 배치되는 ‘반동일화’의 이미지와 담론을 생산하는 전략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권여현은 아버지를 모방과 갈등의 근원으로 여기고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의 전통적 규범이나 가치가 해체, 이러한 해체적 징후에 대한 위기의식의 한 반발로서 가족의 삶을 자기 삶의 복원으로 기대보려는 의식, 현실에 대한 극복의 한 방안으로 가족을 모티프로 등장시키는 경향이 있다. 최근 전통적 가족에 대한 향수 어린 회고들은 현재 속에서 구하지 못한 존재의 안정감을 추구하려는 일련의 소망적 형식을 보여준다. 그러나 향수와 회고의 형태로 불러들이는 ‘전통적 가족’이란 과거에 명확히 존재했으나 지금은 사라진 무엇으로 회고되지만 실상 회고와 향수의 주체에 의해 어느 정도 의미가 부풀려지거나 삭제되고 상상된 형태이다. 따라서 그것은 온전한 역사적 실체가 아니며 가족의 원래적 형식 역시 아닐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안정된 가족의 해체’는 존재의 위기감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가족이데올로기의 구조를 따른다. ‘우리’는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된 전체의 일부분이라고 여긴다. 이러한 가족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타인의 독립적이고 차별적인 삶의 방식은 결코 인정되지도 존중되지도 않는다.
반면 한국 가족 형식의 완고한 이데올로기적 기반인 혈통주의적 가족과 대비되는 혼성적 가족, 가족이라는 틀로부터 이탈된 새로운 세대들의 모습 등을 담은 일종의 하이브리디티적(잡종화. 혼성화) 현상을 담은 작업들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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